“스케일링했더니 잇몸에 구멍이 생겼어요”
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고 집에 와서 거울을 보거나 혀로 만져보다가,
“어? 원래 없던 구멍이 생겼네?” 하며 깜짝 놀라신 적 있나요?
심지어 “스케일링 하니까 잇몸이 깎였네”라며 치과를 원망하는 분도 있습니다.
하지만 이건 100% 오해입니다.
그 구멍, 사실은 잇몸 뼈가 녹은 자리
건강한 잇몸 속에는 치아를 단단히 잡아주는 ‘치조골’이라는 뼈가 있습니다.
이 뼈가 있어야 치아가 말뚝처럼 튼튼하게 박혀 있죠.
그런데 치석 속에는 잇몸 뼈를 녹이는 세균이 잔뜩 살고 있습니다.
세균이 잇몸 조직을 공격하면 염증이 생기고, 그 염증이 뼈까지 파고들어 치조골을 서서히 녹입니다.
뼈가 내려가면 그 위를 덮고 있던 잇몸도 같이 내려갑니다.
결국 치아 사이에 빈틈(치주 포켓)이 생기고, 이 틈으로 음식물이 들어가 더 많은 치석이 쌓이게 되죠.
즉, 스케일링이 구멍을 만든 게 아니라, 이미 뼈가 녹아 있었던 걸 치석이 ‘뚜껑’처럼 가리고 있었던 겁니다.
치석을 그대로 두면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
혹시 이런 생각 한 적 있으신가요?
“이미 잇몸이 좀 내려갔는데, 차라리 치석으로 덮어서 메꾸면 튼튼하지 않을까?”
결론부터 말하면… 그렇게 하면 6개 치아를 한꺼번에 뽑을 수도 있습니다.
치석은 마치 아파트 건물들이 시멘트 덩어리로 묶여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.
겉보기에 튼튼해 보여도, 그 안에서 잇몸 뼈가 줄줄 녹아내리고 있다면 어느 순간 ‘연대책임’으로 전부 무너집니다.
결국 6개 치아를 몽땅 잃을 수 있다는 거죠.
스케일링 후 시린 이유
치석이 덮고 있던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, 찬물·바람 같은 자극이 바로 닿아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.
하지만 이건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, 잇몸이 회복되면서 완화됩니다.
시린 게 싫다고 치석을 안 떼면, 앞서 말한 뼈 손실이 더 빨라집니다.
치석이 잘 생기는 부위와 이유
거울로 보면 아래 앞니 뒤쪽에 유난히 치석이 많이 끼는 걸 볼 수 있습니다.
그 이유는 혀밑샘에서 나오는 침이 끈적해서 음식물 찌꺼기를 딱 달라붙게 만들기 때문입니다.
게다가 그 부위는 칫솔질이 잘 닿지 않아 사각지대가 되죠.
그래서 치석이 얼마나 쌓였나 확인할 때 치과에서는 이 자리를 먼저 봅니다.
얼마나 자주 스케일링해야 할까?
대한민국에서 만 19세 이상이면 건강보험 덕분에 1년에 1번, 2만 원 이하 비용으로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.
3개월마다 하든, 6개월마다 하든, 자주 한다고 잇몸이 망가지는 건 아닙니다.
오히려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데 더 좋죠.
현실적으로 매일 치과 갈 순 없으니, 집에서는 칫솔·치실·워터픽으로 플라그를 잘 제거하는 게 중요합니다.
스케일링은 ‘예방 백신’ 같은 존재
- 스케일링이 구멍을 만든 게 아니라, 이미 있던 손상을 드러낸 것
- 치석은 잇몸 뼈를 녹이는 세균의 아지트
- 정기적인 스케일링 + 올바른 칫솔질이 평생 치아를 지키는 핵심
- 잇몸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안 올라온다, 있을 때 지키자
치석은 방치할수록 뼈를 빼앗아 갑니다.
스케일링은 그 과정을 멈추는 ‘브레이크’ 같은 존재예요.
구멍이 보인다면, 그건 치과의 잘못이 아니라… 당신이 너무 늦게 왔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.